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11위 규모의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 2016년 기준, 189개의 일반 대학이 있고, 142개의 전문 대학이 있다. 교육의 수준은 전 세계 그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수준 높은 고교 과정과 수 많은 인재들을 배출한 종합 대학들이 많다.
이렇게 수준 높은 교육환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기준, 약 13만명의 유학생들이 외국 대학에서 유학 중이다. 13만이라는 숫자는 쉽게 추산하자면, 서울대 약 3만명, 연세대 약 4만명, 고려대 약 4만명의 전체 재학생 수를 합한 숫자이다. 다시 말해서, 엄청나게 큰 숫자다.
유학에는 수 많은 장점들이 있다. 그러나, 장점을 이야기하기 전에, 치뤄야 할 엄청난 값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미국 기준으로, 4년제 공립 대학의 한 학기 학비가 평균 2천만원대에서 형성된다. 사립 대학은 2천만원대 후반에서 많게는 4천만원대까지 형성된다. 이 수치는, 생활비와 집값을 제하고, 학비만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년에 일억이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이 입증된다. 다시 말해, 유학은 부유층만이 감당할 수 있는 특권이고, 중상위층 이하들에게는 부모의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는 값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학비를 살펴보자.
서울대 인문학과는 한 학기 등록금이 약 300만원이 채 되지 않고, 연세대, 고려대는 350만원에서 500만원대 사이에 형성된다. 의학, 약학 대학교를 제외하곤, 기타 수도권내 사립대학과 지방의 국립대학도 이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현재의 한국 학비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학비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무상등록금과 장학금에 관한 논의가 끊이질 않는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 대학 졸업증을 딴다고 한들, 한국 복귀 후에, 성공에 대한 보장은 전혀 없다. 오히려, 높은 기대치에 비해, 실력이 그에 따라가지 못해, 실망감만 안겨주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회사들은 이전과 달리, 유학생 출신을 크게 우대하지 않는다.
유학생 숫자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여전히 많다. 한국의 교육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였을까, 아니면, 자식이 한국의 치열한 경쟁 속에 도태되는 것을 염려해서일까, 조기 유학생 숫자는 여전히 많고, 이민 신청자 숫자는 늘어만 가고 있다. 조기 유학생의 경우, 그 비용은 대학을 위해 유학 온 사람들보다 몇 배 많고, 부모의 품에서 일찍이 벗어나기 때문에, 정서적 불안감과 정체성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학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더 수준 높은 대학 교육, 다양성, 그리고 끝없는 기회에 있다. 미국의 경우, 학계에서 유명한 교수들이 후학 양성을 위해 힘 쓴다. 수 많은 연구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따라서, 학부생이라도, 유명한 교수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몇몇 대학에서는 노벨상을 받은 교수나, 그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는 교수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비판적 사고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설계된 대학 수업을 통해, 개인의 능력 키워나가고, 적극적 토론, 그리고 학생들간의 의견 교류 등으로 이전에 알지 못했던 정보와 생각을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듣는다.
개방적인 교육 환경과 문화 덕분에, 교수와 학생이 같은 눈높이에서 생각을 공유하기 때문에, 한층 더 깊은 대화와 토론이 가능하다. 위계질서가 명확한 한국에서는 이런 환경이 형성되기 매우 힘들고, 대다수가 한국 사람으로 구성된 한국 대학에서는 미국만큼의 다양성을 갖추기 힘들다. 이 덕분에, 여전히 유학의 장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학위만으로 미래가 보장되던 시대는 끝났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외국으로 유학을 갔으면, 유학에 대한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유학을 통해, 늘 품고 있던 근본적인 궁금증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던가,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한다던가, 자신을 타인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는 것 등이다. 외국에서 인턴을 한다던가, 외국에서 직장을 잡는 것 또한 유학생으로써 누릴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유학을 선택했다면, 후회하지 않아야 한다. 부모님의 은혜로 유학길에 올랐으면, 매순간, 매시기를 최선을 다해야 한다. 외국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매일을 배움의 연속으로 채워나가야 한다.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교수들과의 대화를 통해, 수업을 통해, 문화를 통해, 조금씩 변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게으름 때문에 수업을 자주 빠진다던가, 아무런 소득 없는 수년을 보내고 있다던가, 그저 부모님의 등살에 떠밀려, 아니면, 한국의 치열함에 굴복하여 유학을 지속하고 있다면, 다시 재고해보길 바란다. 과연 나의 시간과 비용이 의미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