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8등급에서 UC 버클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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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다들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아요.”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은 이유를 엄마가 묻자, 난 이렇게 대답했고,

엄마는 감사하게도 다른 질문 없이 바로 “그래, 가보자”라고 해주셨다.

 

고등학교 1년 반을 공부를 하지 않은 나는, 부끄럽지만 영어 8등급이었다. 우리 학교는 영어와 수학 과목 수업을 상, 중, 하, 마지막으로 가장 낮은 특별반 이렇게 학생들을 4개 등급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는데, 나는 당연히 영어와 수학 모두 특별반 수업을 받았다. 이런 내가 갑자기 미국에 간다고 하니, 내 주위 모든 사람들은 나를 말리기 시작했다.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고, 미국을 간다고 해서 딱히 달라질 건 없다고, 시간 낭비 하지 말라는 말들을 들으면서, “정말 안될까?”라는 생각도 당연히 들었지만, 그것보단 “내가 된다는 걸 보여줄게”라는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

처음 일주일: 울고, 울고, 또 울어버렸다. 도시의 삶에 익숙한 나는, 미국 드라마 Gossip Girl을 보고 나의 미국 생활도 저러겠지 하고 상상해왔다. 하지만 Virginia 주에 있는 Winchester라는 작은 시골에 떨어졌고, 환경에 적응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다니는 학교의 규율조차도 이해를 하지 못해서 학교에서는 매일 문제를 만들기 일쑤였고, 두 달간 모든 수업에서 단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한 채로 앉아만 있었다.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매일 단어를 외우고, 영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외운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이용하려고 노력했고, 일기는 매일 호스트 가족에게 검사 맡으며 틀린 부분은 왜 틀렸는지, 어떻게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지를 배워나갔다. 그러니까 정말 신기한 게, 3달째부터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대화에 참여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나에게 느껴졌다. 그리고 4달째, 내가 살고 있던 호스트 패밀리 집에 새로운 한국인 여자아이가 들어왔고, 그 아이와 호스트 패밀리 사이에서 통역자가 되어있는 내 모습도 발견했다.

사실 나는 미국에 6개월 어학연수를 계획하고 왔다. 그런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 보니 미국 고등학교에서 졸업까지 하게 되었다. 내 스스로 미국대학에 진학하기엔 부족하다는 판단을 하고, 한국대학에 가려고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Community College 를 시도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것이 내 생에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참 신기했다. 내 수준은 미국 대학을 가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열심히 하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몸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2년 동안 Community College[CC]에 다니면서 여름과 겨울학기까지 한 번도 쉬지 않으며 대학 편입준비를 하였고, 내 생에 처음으로 성적에 집착하기 시작하였다. 공부하려고 밤을 새는 것이 익숙해져 갔고, 커피는 마시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 돼버렸고, 점점 에너지 드링크에도 손이 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기뻐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했지만 ‘UC 버클리로 편입을 해야 해’ 라는 목적 하나로 버티고 또 버텼다.

성적을 잘 받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그 외에 내가 편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리미리 계획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CC에 들어갔을 때부터 내가 가고자 하는 학교와 전공이 확실했기 때문에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하고, 어디에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지에 대한 구분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UC 편입 시 각 전공과 학교마다 요구하는 prerequisite 수업들이 있는데 그 수업들을 모두 다 충족시키고, 다른 수업들보다 더 많은 시간 투자를 하였다. 또, UC Berkeley로 편입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IGETC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을 잊지 말자.

김보은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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