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관광 명소라니? 하고 의아해하시는 독자들이 꽤 있을 거라 생각한다. LA하면 흔히들 야자수가 늘어선 해변가나,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모두가 행복한 디즈니랜드, 혹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할리우드 거리를 떠올리곤 하는데, 이런 복잡한 공간들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바로 헌팅턴 도서관이 존재한다.
헌팅턴 도서관, 정식 영문 명칭으로는‘Hungtington Library’라고 불리는 이곳은 희귀 서적을 포함한 350만권의 소장본이 있는 도서관이다. 국보급 미술품과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갤러리, 그리고 15개의 식물원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헌팅턴 도서관은 단순한‘도서관’을 뛰어넘어 자연속에 지성과 예술이 공존하는‘복합공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곳이다.
매년 5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이곳은 1919년 헨리 헌팅턴이라는 철도회사와 남부 캘리포니아에 부동산 회사 등을 소유한 억만장자에 의해 처음 지어졌다. 전시관 내에는 구텐베르크의 세계 최초의 대량인쇄물인 45행 성서 원본을 비롯해 벤자핀 프랭클린, 셰익스피어 등 미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문학가들의 작품 등 서구의 유명한 문서 및 자료들로 가득하다. 또한 예술에도 방대한 관심을 가졌던 헨리 헌팅턴의 부인 아라벨라 헌팅턴 덕에 르네상스 동상, 18세기 영국과 프랑스 회화, 근대 미국 회화, 그리고 루이 16세 당시 프랑스 귀족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응접세트도 구경할 수 있다.
한가지 놀라운 점은,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자료들 대부분이 헨리 헌팅턴이 살아있을 당시 개인적으로 수집한 것들인데, 그 양이 엄청나 미처 전시하지 못한 자료들은 지하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으며, 전시물을 바꿔가며 기획 전시를 한다는 점이다.
헌팅턴 도서관은 도서관이라는 타이틀과 걸맞지 않게 식물원도 굉장히 큰 인기가 있는데, 자연의 매력에 흠뻑 취할수 있게끔 전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식물과 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다. 또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장미 정원, 희귀한 선인장들이 모여있는 선인장 정원, 일본식 가옥이 있는 일본 정원, 중국 정원 등은 가족 단위로 휴식을 하거나 데이트를 하러 온 연인들에게 인기가 굉장히 많다.
총 25만여 평인 헌팅턴 도서관을 제대로 보려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니 여유를 가지고 방문을 계획 하길 바란다.
위치: 1151 Oxford Road, San Marino, CA 91108
전화: 626.405.2100
홈페이지: www.huntington.org
시간: 10:30am-4:30pm (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