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프 노덤 (Ralph Northam) 버지니아 주지사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여 있다. 사건은 노덤 주지사의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 졸업앨범 페이지에 담겨있는 35년 전 사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노덤 주지사의 졸업앨범 페이지에는 노덤 주지사의 여러 사진과 함께 논란의 핵심인 쿠 클럭스 클랜 (Ku Klux Klan) 복장의 인물과 흑인 분장을 한 인물이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 담겨있음이 알려졌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노덤 주지사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해당 사진이 졸업앨범에 등재된것을 사과하고 자신이 사진 속의 인물임을 시인했다. 하지만 2일 노덤 주지사는 돌연 자신은 두 인물 중 아무도 아니며 해당 사진을 찍은 기억이 없다고 이야기를 번복했다. 노덤 주지사의 어이없는 사건 대처에 대해서 시민들은 물론 노덤 주지사의 소속 당인 민주당과 공화당 내에서 노덤 주지사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버지니아의 팀 케인과 마크 워너 연방 상원 의원들은 노덤 주지사의 사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며, 전임 주지사인 테리 매컬리프 전 주지사 또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 나아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또한 퇴임을 요구했으며,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진이 미리 공개됐다면 노덤 주지사는 애초에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트윗을 남겼다. 버지니아주 하원의 한인 의원인 마크 김 하원의원 또한 사건을 규탄하였으며 당파와 역할을 초월하여 정치권 내에서 노덤 주지사를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노덤 주지사는 2일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으로 주지사직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그는 자신이 버지니아 주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업무와 권리를 부여받았고 사건과 별개로 여전히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또한 밝혔다. 사건의 여파로 버지니아의 주도인 리치먼드 주지사 관저 앞에서는 시위가 벌어졌다. 민주당은 본 사건으로 2020년 총선과 대선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버지니아 주가 Swing State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민주, 공화 어느 당이든 승리 가능한 주) 인 만큼 민주당 또한 빠르게 사건을 진화하려고 하는 모양새이다. 현재 노덤 주지사는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으나, 들끓는 여론과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을 염려하는 민주당의 압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사퇴 의사를 표명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덤 주지사가 사퇴한다면 페어팩스 부지사는 버지니아주 역사상 두 번째 흑인 주지사로 임명이 되게 된다. 노덤 주지사가 사퇴하게 되면 저스틴 페어팩스 버지니아 부지사가 노덤 주지사의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된다. 페어팩스 부지사는 39세로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부지사 임명 이전에는 연방검사로서 공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