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로 정신없이 줌(zoom)으로 마무리했던 지난 학기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끊임없이 달려 어느덧 가을 학기 개강이 목전이다. 전례 없던 코로나 시대의 개강. 비자 정책과 이민국 정책 등은 혼란을 거듭했고, 여러 유학생은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미국으로 돌아가거나 한국에 남아있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각 대학 또한 혼란 속에서도 나름의 조치를 고민하고 가을학기 개강을 준비하는 중이다. 여러 대학이 코앞으로 다가온 개강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도시 중 하나인 뉴욕의 대학교는 어떤 조치를 내렸을까? 본 기사에서는 뉴욕, 그 중에서도 맨하탄 한복판에 위치한 뉴욕대학교(NYU)의 조치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강의 방식(Instruction mode)”
우선, 2020년 가을 학기에 뉴욕 대학교는 네 가지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학생이 해야 할 일은, Albert Student Center에서 스케줄 및 “강의 모드”를 체크하는 것이다. 네 가지 방식에는 우리가 기존에 쉽게 생각할 수 있는 1) 대면 수업(In-Person)과 2) 온라인 수업(Online)을 포함해서 새로운 두 가지 방식이 추가되었다.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혼재되어 있는 3) 블렌디드(Blended) 수업과 교수 또는 어드바이저와 따로 약속을 잡아서 진행하게 되는 4) 개별 수업(Independent Study)가 존재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학생들은 본인이 듣는 과목들의 강의 계획서를 더욱 철저히 확인해야 할 것이다.
Albert Portal에 로그인하게 되면, 학생이 현재 있는 지역에 관한 질문과 리모트로 수업을 진행할 건지에 대한 간단한 질문들에 답하게 되고, 해당 정보들은 교수에게 곧바로 제공된다. 학생들은 본인이 있는 지역에 맞춰서 ‘Location information’을 업데이트하면 된다.
Testing and Quarantining
뉴욕대학교는 캠퍼스로 돌아오는 학생들 중, 뉴욕주에 의해 이동이 제한되는 타 주(뉴욕주/뉴저지주/코네티컷주를 제외한 다른 주)에서 오거나 다른 나라에서 오는 학생들에게 수업 시작 2주 전까지 뉴욕에 도착하여 2주간 의무적으로 자가격리하라고 권고했다. 여기서 뉴욕주에서 명시한 “자가격리”란, 본인이 격리를 한다고 명시한 곳을 벗어난 공공장소나 다른 곳에 있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으로 떠나기 전, 본인이 있는 곳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올 것을 권장하지만, 타 주나 타 국가에서 도착하는 학생들은 24시간 이내에 검사를 받아야 하며, 7일에서 10일 뒤에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때, 뉴욕/뉴저지/코네티컷주에서 14일 이상 머물렀던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며, Undergraduate 학생들의 경우에는 8/31-9/1에 기숙사 무브인이 이루어진다.
이후에는 NYU의 빌딩에 입장할 때 Covid-19 스크리너를 통과해야 하며, 이전의 검사 여부와 관계없이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을학기에 캠퍼스로 돌아오는 학생들은 이메일 주소로 받은 링크를 통해 Fall Pre-Start Survey를 마쳐야 하는데, 만약 이 기사를 보는 학생들 중 링크를 찾지 못하겠으면 covid19-testing@nyu.edu로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
NYU’s Quarantine Meal
위에서 소개한 뉴욕대학교의 코로나 관련 권고 사항에 맞추어, 뉴욕대학교는 캠퍼스로 돌아와 기숙사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학생들에게 자가격리 식사를 제공했다. 학생들은 하루에 세 번, 박스와 종이 봉투에 담긴 식사를 기숙사로 배달받는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제공한 식사는 너무나 부실했고, 현재 많은 학생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학생들은 비디오 소셜 플랫폼 틱톡(TikTok)으로 그들의 분노와 어이없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nautica.n I’m gonna be S K I N N Y❤️ #nyu #quarantine Freshman-15
위의 틱톡 비디오에서 나와 있듯이,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배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침과 점심에는 식사를 주지 않고 저녁에 모든 식사를 한 번에 4시 반에 배달해 주는가 하면, 심지어 메뉴 자체도 수박과 치킨 샐러드로 한창 배고픈 대학생들의 허기를 채워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rico_da_fool Chicken caesar salad but the chicken caesar salad is silent😌😌😌#nyutiktok #nyu #fyp #expensive #flex
호텔에서 자가격리를 할 여건이 되지 않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해준다고 했던 뉴욕대학교의 이러한 처사에 대해 학생들은 “이건 충분한 식사가 아닌 과자일 뿐”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캠퍼스로 돌아오겠다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학생들에게 뉴욕대학교는 보다 책임감 있는 식사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이러한 불만과 비판에 대해서 NYU 측은 모든 불만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학교 또한 마찬가지로 이러한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여러 과정에서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몇몇 학생들에게는 원활한 식사가 제공되는 반면, 몇몇 학생들은 여전히 영양가 있는 식사를 제공받지 못했다. 이후 학교 측은 모든 학생에게 배달 음식을 할 수 있는 $100짜리 모바일 카드를 제공했다. 기숙사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은 다른 학우들도 Venmo나 Paypal 같은 어플로 이들의 식사를 위한 모금을 진행하기도 했다.
열악한 음식 공급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학교가 캠퍼스로 돌아오는 여러 상황들에 있어서 충분히 잘 대처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학기를 위해 가능한 모든 안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안전 조치들이 학기 말까지 제대로 이루어져서 정식 개강 이후에 바이러스가 재확산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