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을 들어서자 이곳 저곳 노란 리본과 노란 풍선들로 장식돼 있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2017년 4월 15일에 아이오와 시티 한인 연합 감리교회에서 세월호 3주기 추모 행사가 열렸다. “세월호 3년 기억과 추모 행사 (부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행사는 한국 시간으로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주기가 되는 날에 치뤄졌다.
오후 2시 경에 시작한 추모 행사는 사회자 인사로 시작해서 노래 부르기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희생자들은 위한 묵념, 추모의 글 읽기, 준비 과정 보고, 세월호 관련 동영상 보기, 위로와 격려 마음을 메모지에 적어 보내기,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 기도 그리고 사진촬영 순으로 대체로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추모 행사 후에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총 행사는 마무리 됐다. 행사장 밖인 카페테리아에서는 준비한 음식도 있었지만 모금을 위한 케이크, 쿠키, 세월호 리본과 십자가 등이 배치되어 있었고 그 옆에는 미수습자 중 한명인 고 허다윤 양의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함도 놓여져 있었다.
아이오와 시티 세월호 추모 행사 준비위원 중의 한명인 송혜원 씨는 후원금 모금을 위해서 마카롱, 티라미수 및 파운드 케이크를 만드는 데에 주 역할을 했다. 송 씨는 “세월호 추모 행사를 계획하면서 유가족을 돕기 위해 작은 성의를 보이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베이킹 세일을 생각했습니다”라며 베이킹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송 씨는 “자식을 위해 맛있는 것을 만들어 주고 싶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을 베이킹을 통해 담아내고 싶기도 했다”며 베이킹을 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다며 기부를 한 몇몇 미국인들, 타주에서 기부금을 보내준 한국분들이 있었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송 씨는 총 기부금과 품목 판매금액을 합쳐 2498달러를 모금했고, 비록 작은 액수의 돈으로 표현되는 마음밖에 전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미국의 작은 동네에서도 세월호를 잊지 않고 함께 아파하고 있으니 힘을 내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행사가 끝난 후 김찬국 목사가 추모객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있다.
주최자 중 한명인 김찬국 목사는 이번 추모 행사를 준비한 이유 중 하나가 기성세대로서 책임감과 미안함 때문이라며 “다른 이민자들처럼 나도 고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좀 더 마음이 쓰인다. 특히 힘 없는 사람들이 고생할 때나 부당하게 어려움을 당하면 힘이 되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이 들고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할 때 가지는 빚진 마음이 든다”고 했다. 더 나아가 김 목사는 “이번 세월호 3년 기억과 추모 행사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깨닫고 배운 것도 있다. 사건 사고, 더 나아가 내 실수로 사고를 당하더라도 사람으로서 존엄하게 치유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는 개인이 안전하게 자기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키고 보호해야 하며 국민은 그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도 배웠다.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위로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의무라는 것도 다시 마음에 새겼다. 그것이 곧 사람다운 삶일 것이다”라며 인권과 국가의 중요성을 다시금 마음에 되새겼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동참한 준비모임 여러분들께 감사하고, 시간을 내어 참여하고 모금에 동참해 주신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추모객들이 세월호 및 고 허다윤 양 관련 동영상을 보고 있다.
추모객 중 한명인 아이오와 대학원생 이삭 씨는 “학업에 잠시 잊고 지내왔던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볼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고 행사에 대해 느낀점을 전했다.
추모 행사를 통해서 모인 후원금은 모두 고 허다윤 양의 유가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위로와 격려의 마음이 담긴 메모지와 판넬도 유가족들에게 함께 전달할 예정이라고 주최측은 밝혔다.
세월호가 인양되기까지 무려 1073일이 걸렸다. 뉴스 보도를 보면 세월호 선체는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선체 자체가 많이 부식되고 또 내부 구조가 많이 무너져 선체 내부를 수색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주최측은 “하루라도 빨리 미수습자들이 유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와서 편히 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염원한다”며 그들의 마음을 전했다.
아이오와 대학교 재학생 김준혁 (jhyukk9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