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UC Berkeley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 American apparel store. 헐거 벗은 마네킹(퀸)의 뒷모습이 쓸쓸하다
American Apparel은 왜 망했을까?
2015년 10월 그리고 지난해 11월 두번이나 파산 보호 신청을 한 American Apparel이 지난 10일 캐나다 소재의 스포츠 의류 기업인 Gildan에게 8800만 달러에 인수 당했다. 파산 경매가 시작되면서 Gildan과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 그리고 같은 대형의류 업체인 Forever 21등 4개 회사가 입찰경쟁에 나섰으나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한 Gildan이 인수에 성공했다. 캐나다 몬트리얼 기반의 의류 기업인 Gildan Activewear는 단체 티나 후드 등을 제작할 때 항상 우선순위에 고려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대학생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기업이기도 하다. 다만 Gildan이 당초 일부 공장과 스토어를 인수하려는 계획을 번복하여 American Apparel의 브랜드(지적 재산권)와 일부 생산 시설만 인수 했기 때문에 미국 내 모든 스토어는 말 그대로 폐쇄 위기에 처해있다(위의 사진 참고). 그리고 LA 공자들에서 근무해오던 직원 2000여명이 벌써 정리해고를 당했고 앞으로도 더 직원 감축 계획을 생각 하고 있다고 하니 LA 기반 수십년 전통 미국 브랜드의 명성에, 미국인들의 자존심에 흠이 갈 예정이다.
American Apparel은 1989년 캐나디언 Dov Charney에 의해 설립되었고 1997년 50명의 직원들과 함께 LA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남녀노소를 위한 기본디자인을 내세운 American Apparel은 전성기 한때 전세계 20개국에 1만명의 직원과 249개의 매장을 보유한 꽤나 큰 기업이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스토어가 5개나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American Apparel의 성공기반인 그 기본디자인이 오히려 창립 30주년을 기념하지 못하게 한 위험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American Apparel은 카테고리별로 기본적인 디자인을 정해 놓고 여러가지 색을 사용해 옷을 만들어 낸다. 즉, 하나의 디자인에 수십가지 색이 있어서 자칫하면 평범해 보일 수 있는 기본디자인을 보완해 준다. 그리고 이러한 기본디자인 정책이 초기에는 튀기 싫어하는 미국인들의 구매욕구를 자극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글로벌 시대로 바뀜에 따라 American Apparel은 미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의류 브랜드들 과도 경쟁을 해야 했다. 다른 여러 나라의 글로벌 SPA 브랜드(ZARA, UNIQLO, H&M)들이 디자인과 옷의 질은 물론 심지어 가격 경쟁성까지 갖추고 있다 보니 미국인들의 선택은 당연히 SPA 브랜드 였다. 이렇게 SPA브랜드의 약진과 그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American Apparel은 기업 이윤이 점차 줄어 들게 되었다. 두번째로 광고나 화보 그리고 옷의 fit만 봐도 American Apparel의 옷들은 마치 이런 서구식 체형이 아니면 우리 옷을 입을 수도 살 수도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 이렇게 남녀노소를 위한 기본 디자인을 모토로 했던 American Apparel은 점차 타겟팅이 젊고 핫한 남성과 여성으로 바뀌게 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눈에 벗어나게 되었다. 마지막이자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되는 것은 2009년 연방이민국의 불법 체류 직원 단속에서 불법으로 일한 공장직원의 50%를 정리 해고 시키면서 그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큰 타격을 입게 된 점이다. 이 후 창립자인 Dov Charney의 성추문 사건과 경영 악화까지 겹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Canadian이 설립한 미국을 위한, 미국에 의한, 미국의 American Apparel은 Canada 기업인 Gildan의 품으로 넘어가 버렸다. 이제는 American apparel이 아닌 Canadian Apparel으로 바뀌어 버리는게 아닐까 안타깝다.
유혁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