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사회에서 불고 있는 공유 오피스 열풍이 LA한인타운에도 상륙했다.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는 대형 사무실을 여럿이 나눠 쓰거나, 아예 오픈된 넓은 공간을 다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렌트비를 줄일 수 있어, 실속을 챙기는데 안성맞춤이다.
1인 로펌이나 쇼핑몰 등 인터넷 사업을 하는 1인 업체, 그리고 아직 대형 사무실이 필요없는 스타트업들과 패션디자이너, 웹개발자 등이 주로 오피스공유를 선호한다.
이같은 오피스 공유 트렌드는 LA다운타운, 미라클마일, 베벌리힐스, 샌타모니카, 할리우드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서치오피스스페이스닷컴(www.searchofficespace.com), 배리스터스위트(http://www.barrister-suites.com), 위워크(www.wework.com), 시티플리트(www.cityfleet.com) 등 오피스공유 전문 업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며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빌딩 측과 리스 계약을 맺은 뒤 사무실을 오피스 공유에 맞게 꾸민다.
가격대는 보통 한명 기준 월 99달러부터 1000달러 이상까지 다양하며 일반적으로 인터넷, 개인 전화부스, 프린트, 정수기, 콘퍼런스룸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LA다운타운에서 오피스를 공유하는 30대 한인 온라인 쇼핑몰 업체 관계자는 “렌트비 부담이 적고, 무엇보다 깨끗하고 정리가 잘 돼 있어 좋다”며 “또, 여러 분야의 사람을 만날 수 있어 네트워크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LA한인타운 오피스공유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전문업체들이 나선다기 보다는 매스터 리스 계약자가 빌딩 매니지먼트 측과 상의한 뒤 서브리스 형식으로 오피스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전문직을 중심으로 오피스공유 수요가 높다.
지난 4월, 토런스의 주류로펌에서 나와 개인 공간을 물색하던 이귀영 변호사는 윌셔와 하버드 인근 고층빌딩에 사무실을 오픈했다. 오피스공유 사무실로 이 변호사 외에 법무사무실, 인터넷 전문업체 등 6개 업체가 함께 쓰고 있다. 각기 다른 방을 쓰고 있지만 이들 업체의 주소는 모두 같다. 전체 크기는 7000스퀘어피트. 콘퍼런스룸은 공유한다.
이 변호사는 “렌트비는 업체당 1000달러 선이다. 처음 사무실을 내는 건데 무작정 클 필요 없다”며 “특히, 유틸리티 비용도 다 포함돼 있어 따로 인터넷과 TV 등을 신청하지 않아도 돼 참으로 편하다”고 강조했다.
매월 5000달러씩 렌트비를 내던 또 다른 변호사는 얼마 전 리스기간이 끝나자 윌셔길 한 고층빌딩의 공유 오피스를 선택했다. 렌트비는 1600달러로 줄었다. 무려 3000달러 이상 절약하는 셈이다.
공유 오피스를 사용하고 있는 한 IT 업체 관계자는 “크고 럭셔리한 사무실을 마다할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속과 효율성도 따져봐야 한다. 내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한 변호사는 “법원에 주로 있고, 재택근무도 가능한 1인 로펌이라면 굳이 큰 사무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박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