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Millenium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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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235844_1시카고는 단연코 여행자들이 꼭 한번 쯤은 가보고 싶은 관광지들 중에 뽑힌다. 시카고 다운타운은 번화한 대도시이지만 시민들이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자연의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들이 많다. 시카고 다운타운의 매력은 자칫하면 번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대도시가 자연과 예술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런 시카고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다름아닌 미시건 에브뉴(Michigan Avenue)에 위치한 밀레니엄 공원(Millenium Park)이다. 21세기의 시작인 2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밀레니엄 파크의 푸른 나무들과 꽃들이 공원을 둘러싸는 고층 건물들 속에서 어우러진다. 밀레니엄 파크 가장 중심에는 시카고의 명물,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가 설치되어 있다. 세계적인 영국 작가, Anish Kapoor의 작품인 클라우드 게이트는 110톤짜리 스테인리스 스틸 대형 조형물이다. 이 작품은 둥글고 매끄러운 모양으로 콩을 닮았다고, 종종 The Bean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형 거울을 연상케 하는 클라우드 게이트는 시카고의 아름다운 하늘 경치를 작품의 표면에 반사시킨다. 조형물 중간에는 사람들이 드나들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관광객들은 시카고 하늘을 담은 이 작품을 통과하면서 제목처럼 마치 하늘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수 있다.

밀레니엄 파크의 남쪽으로는 스페인의 유명한 개념 예술가인 Jaume Plensa의 크라운 파운틴(Crown Fountain)이라는 작은 탑이 있는데, 탑 양면에 배치된 LED 스크린에서 다양한 시카고 시민들의 얼굴들이 하나씩 교체되며 보여진다. 여름에는 이 조형물에서 분수가 쏟아지는데 마치 시민들의 입에서 물이 나오는 듯한 착시효과를 낸다. 흔히 우리가 분수대에서 볼 수 있는 신화 속 인물들의 조각상의 입에서 물을 뿜는 모습을 재미있게 현대화한 작품이다.

반대로 밀레니엄 파크의 가장 북쪽으로는 야외 공연장인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 (Jay Pritzker Pavilion)이 있다. 이 시대 최고의 건축가 Frank Gehry가 프라하 ING 사옥(1996),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1997), LA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2003)에 이어 건축한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 또한 그만의 개성있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공연장 지붕에서부터 격자 구조물이 멀리 공연장 바깥쪽 잔디밭까지 뻗어있는데, 이 구조물은 사운드 시스템이기도 하기때문에 공연장 좌석에 앉은 약 4천명의 관람객들 외에도 잔디밭에 있는 약 7천명의 사람들한테까지 공연 소리가 또렷히 들릴수 있다. 매년 여름에는 무료로 클래식 공연을 하는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은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대학교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졸업식이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예술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카고는 대도시와 자연, 그리고 문화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시카고 업타운 Magnificent Mile 에서 신나게 쇼핑과 식사를 즐겼다면 미시건 강을 따라 남쪽으로 산책로를 거닐다 밀레니엄 파크 벤치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낭만적이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예술학교로 알려진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조소를 공부하고 있는 곽지수입니다. 학교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다가 1년간 북경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고 지금은 SAIC 신입생 프로그램 조교와 KSA 한인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시카고 생활과 특수한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흥미롭고 진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