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유학 생활 시작을 함께 열어준 고맙고 소중한 모로코 친구 “함자 보우테얍”(Hamza Boutayeb, 이하 “함자”)를 소개하고자 한다. 함자와 나는 지난 2012년, 내가 어학연수를 시작할 당시, 어학연수생과 서부여행객이라는 상황에서 기숙사 룸메이트로 4주를 보낸 계기로 시작된 인연이다. 지금부터 그와의 인터뷰를 시작해보겠다.
필자: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함자: 안녕하세요? 저는 모로코에서 온 Hamza Boutayeb이고, 현재 South Dakota에 있는 Rapid City에서 살고 있습니다. 또한 South Dakota School of Mines and Technology에서 Industrial and Systems Engineering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필자: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어떻게 알고 있나요?함자: 음.. 사실 전공이 공학이다보니, 삼성과 현대와 같이 공학 부문과 관련된 기업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한국이란 나라에 대하여 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필자: 정찬성 선수를 아는 것을 보니, 격투기에 관심이 많으신가봐요?함자: 네. 보통 모로코는 축구와 격투기가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저는 바다하리(모로코 출신 격투기 선수)를 보면서 격투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재 주짓수와 같은 MMA(종합격투기, Mixed martial arts의 약자)를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엔 아마추어 격투기 선수로 취미 활동을 시작하였고요! 덕분에 태권도에 대해서도 알고 있고, 한국 격투기 선수들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필자: 요새 가장 큰 고민은 뭔가요?함자: 사실 모로코에 약혼녀(여자친구)가 있는데, 너무 보고 싶습니다. 빨리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해서 결혼하고 싶어요.
필자: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모로코에서 미국으로 오면서 영어로 공부를 하는데 문제가 없었나요?함자: 저의 경우,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부터 프랑스어와 영어로 수업을 했습니다. 따라서 일상 생활이나 수업에는 크게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모로코의 경우, 대다수의 국민은 아랍어를 사용하지만, 생활 수준에 따라 프랑스어와 영어를 같이 쓰기도 한다.) 하지만 에세이를 쓸 때나 고급 어휘의 경우에는 저도 공부를 해야 하고, 지금도 계속 공부하는 중입니다.
필자: 왜 유학을 네브레스카(함자는 네브레스카의 오마하에서 유학을 시작했다.)에서 시작하게 되었나요?함자: 네브레스카에 모로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그리고 네브레스카는 경제적으로 비용도 적게 들어요. LA와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 비하여 물가도 낮고, 렌트 등의 생활 비용이 적게 드는 편이죠. 물론 그런 대도시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필자: 그렇다면 거주하는 지역과 LA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나요?함자: 일단 LA는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사람도 엄청 많고요. 그리고 할리우드도 가깝고, 산타모니카도 가깝습니다. 바다를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LA를 보면 제 고향 생각이 나기도 하고, 또 제이디가 있으니 올때마다 고향처럼 편안합니다. (함자의 고향이 모로코의 해변가 쪽이다.) 반면에, 네브레스카와 사우스 다코타는 겨울에 눈이 많이 옵니다. 여름에는 덥고요. 저번 겨울엔 차가 눈에 뒤덮이는 바람에 학교도 가지 못했습니다.
필자: 마지막으로 올해도 곧 끝나가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함자: 일단 이번 달에 LA까지 자동차로 여행을 갑니다. 가서 제이디도 보고, 즐거운 방학을 보내고 싶어요. 지금 배우고 있는 주짓수도 잘 배우고 싶고, 하고 있는 인턴도 잘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곧 있으면 졸업을 하는데, 취업해서 여자친구와 결혼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모로코 사람인 함자도, 같은 나이대의 한국 학생들과 다를 것 없이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고 또 여자친구를 그리워한다. 다른 20대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취업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가는 모습을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었다.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LA로 방학을 보내는 함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