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혹은 타지에서 소중한 누군가가 시간을 내어 놀러 왔다.
유명한 관광지도 좋지만 한적하게 혹은 오붓하게 산책을 하고 싶은 당신, 과연 어디를 데려갈 것인가?
1. Golden Gate Bridge
첫 번째 추천할 곳은 당연히 샌프란시스코 하면 떠오르는 곳 금문교(Golden Gate Bridge)다.
빛을 받으면 금색처럼 보여서 ‘골든 게이트 브릿지’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는 만큼, 붉은 석양과 함께하는 금문교는 환상처럼 보인다. 웰컴센터에서 낚시터(Torpedo Wharf)로 내려가는 가벼운 산책길에는 곳곳에 쉴 수 있는 벤치나 사진 찍을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혼잡하지 않아 여유롭다.
2. Lands End
두 번째 장소는 랜즈 엔드(Lands End) 다. 이름 그대로 샌프란시스코 끝에 위치한 절벽이자 해안가로 금문교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필자가 유학 생활이 힘들 때 끝없이 펼쳐지는 태평양의 수평선을 보며 ‘저 멀리 우리 땅’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태평양으로 해가 지는 것을 감상할 수 있고, 금문교를 다른 각도로도 볼 수도 있다. 특히,
울창한 소나무 숲 산책길은 지역의 명물로 손꼽힌다. 산책로 전체를 둘러보려면 왕복 3시간 정도 걸릴 정도이니 그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걷다 보면 모랫길이나 조금 험한 바닥도 나타나므로 운동화 차림이 편할 수 있다.
3. Palace of fine arts
세 번째 추천지는 예술의 궁전(Palace of fine arts)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낮과 밤의 매력이 각각 다르게 다가온다. 이름처럼 이곳은 그리스 로마 형식의 건물과 함께 앞에 넓은 호수가 둘러싸고 있어서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웨딩 촬영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호수에는 백조와 오리들이 여유롭게 총총 돌아다니는데, 백조와 오리들을 따라 한 바퀴 걷다 보면 어느새 산책이 끝나 있다. 웨딩 촬영 장소로 유명한 만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1 순위로 추천해주고 싶다.
4. Lovers’ Lane at the Presidio
네 번째는 연인의 길(Lovers’ Lane at the Presidio). 앤디 골드워시의
라인(Andy Goldsworthy’s Wood Line)으로도 불린다. 알려진 관광지 말고, 숨겨진 명소를 가보고 싶다면, 여기만 한 곳이 없다. 비교적 관광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고, 울창한 숲속에 굵은 나무줄기가 지그재그 형태로 연결된 산책로다.
산책로 전체가 영국 출신 조각가이자 환경운동가 앤디 골드워시가 설치한 예술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도심에서 멀리 나가지 않아도 숲속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복잡한 건 싫고, 한적하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단연 이곳을 추천한다.
5. Ferry Building
마지막 추천지는 페리 빌딩(Ferry Building)이다. 다운타운과도 가까이에 있어 활력에 넘친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듯한 곳이다. 특히 토요일 오전(9~14시)이면 각종 과일과 샌드위치 등을 파는 장터(Farmer’s market)가 열리는데, 왁자지껄한 우리의 시골장과는 색다른 느낌이다. 빌딩 안에는 마켓 플레이스라는 대형 푸드홀이 들어서 있다. 이젠 한국 성수동에서도 맛볼 수 있는 블루보틀(Blue Bottle Coffee)도 페리 빌딩 안에 자리하고 있다.
페리 빌딩을 쭉 둘러보고 나오면 링컨파크(Rincon Park)와 버클리, 오클랜드 쪽과 연결되는 베이브리지를 볼 수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이곳은 금문교와 더불어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다리이다. 링컨 파크를 조금 걷다 보면 만나는 큐피드 화살 모양의 대형 조형물(Cupid’s Span)도 이채롭다. 낮에 만나는 청량한 페리 빌딩과 베이브리지, 밤에 만나는 화려한 조명의 베이브리지 둘 다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페리 빌딩은 특히 일제 강점기 전인환·장명환 의사가 친일파 미국인 스티븐스를 암살하여 한인들의 독립 의지를 보여준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오늘로 이어진 역사를 기억하며 샌프란시스코 에서의 가벼운 산책. 파머스 마켓이나 푸드홀에서 들고나온 요깃거리와 함께 여유를 즐기는것 또한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