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Harvard HRiNK)
지난달 27일 아베 신조 총리의 하버드 강연에서 당당하게 돌직구를 날린 한인 2세 학생, 최민우 (Joseph Choe) 씨를 기억하는가. 최 씨는 순식간에 한국 뉴스와 SNS 화제가 되었다.
한달이 지난 지금 한국 뉴스와 SNS에는 당시의 열기가 식은 듯해 보인다. 그러는 와중에 CalFocus에 최 씨로부터 반가운 연락이 왔다. 학사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제야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아주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CalFocus와 최민우 씨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1.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Joseph Choe (최민우) 입니다. 다음 학기부터 하버드 3학년으로 올라갑니다. 현재 저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하버드 정치학 연구회(Harvard Institute of Politics: IOP) 에 아주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정치학 연구회 내에서는 하버드 정치학 학보에서 시니어 에디터로 있으며, 시민권 취득 프로그램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권 취득 프로그램은 하버드 대학에 있는 노동자들이 미국 시민권을 잘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부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올해부터는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는 하버드 북한인권 연구회의 디렉터를 겸임하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에는 국제 정치, 법, 경제가 모두 만나는 교차점에 필수적인 인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2. 아베의 하버드 강연에서 당신이 날린 돌직구가 당시 가장 큰 화제였습니다. 그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아베 총리의 답변을 듣고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아베 강연에서 질문을 던지기 전에, 위안부 피해자셨던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있었지만, 직접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비극적인 증언을 생생하게 들어보니 무척 마음이 아프더군요.
벌써 수십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지만, 할머니는 평생 상처받은 채 살아오셨던 겁니다. 위안부로써의 경험 때문에 일평생 아이도 갖지 못한채, 오늘날까지 외롭게 혼자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는 아베 총리 강연에서 질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답변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가 그런식으로 밖에 대답할 수 없도록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란 것은 이해합니다만, 최소한 사과를 표명했어야 합니다.
저는 일본 정부가 세계 2차 대전 중에 저질렀던 만행에 대한 아베 총리의 인식을 물어보는 것이 결코 과한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독일 역시 세계 2차 대전 중에 끔찍한 일을 많이 저질렀지만, 둘다 공식적으로 상대에게 깊히 사죄하고 잘못에 대해 모두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일본을 위해서라도 아베 총리 역시 똑같이 사과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1993년 고노 담화와 같은 사죄의 표현에 등돌리지 말구요.
3. 지난번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에게 질문하기 위해 강연에 참석했다’고 언급하셨는데요.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그리고 어떤 사명감에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는지요?
제 부모님께서는 항상 저에게 모국에 대한 사랑을 심어주셨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왔지만, 사실 위안부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조사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역사와 현재 시사에 대해 시간 여유가 있을때마다 공부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요. 제 중요 관심사 중 하나가 인권이다보니 위안부 문제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위안부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에 큰 손해가 될 것입니다. 과거의 잘못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 채로 어떻게 실수 반복을 피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습니까? 이런 사명감에 질문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4. 사람들은 ‘아베한테 돌직구를 던졌다’는 사실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다가도 금방 식어버리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저는 아베 총리한테 질문하고 난 직후에 쏟아진 관심에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들어온 수많은 격려글과 메세지를 읽으면서 한국 사회의 뜨거운 반응을 느낄 수 있었고 자부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트렌드라는 것은 왔다가도 금방 가는 것이지요. 특히 이런 주제일수록 말입니다. 이 것이야말로 제가 가장 두려운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저는 희망도 갖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관심이 점점 희미해져가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이런 이슈를 통해) 국민적 주목을 꾸준히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위안부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놓지 마시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성: 임민주, 편집: CalFocus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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