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가장 서러운 미국 유학생활, 날 더 서럽게 만든건 병원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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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Georgia Medical Center Hospital, Valdosta GA. Lowndes CountyMore Georgia Hospital Health Care Pictures pictures at http://healthcarehospitals.blogspot.com

미국에 처음 유학을 온 학생들이라면 대부분 한번씩 지독한 몸살을 앓곤 한다. 유학생들은 이것을 소위 ‘물갈이’ 또는 ‘향수병’으로 부른다. 하지만 확실히 그것보다는 훨씬 괴로운 실질적인 질병들이 발병할 때도 있다. 한국이라면 그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겠지만, 과연 미국에선 어떻게 해야될까?

미국의 병원시스템은 완벽한 후불제 시스템이다. 진료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에도 대체 내 진료비가 얼마가 나왔는지, 앞으로 병원비는 얼마가 청구될지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병원을 찾았다가는 신체보다 멘탈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처음 미국에 오고 한 달이 지난 후 이 곳 미국의 기름진 음식 때문인지 소화장애가 왔다. 먹는 음식마다 토하고 식은땀을 계속 흘렸다. 미국의 병원 진료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나는 겁없게도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가장 첫번째로 향한곳은 학교안에 위치해 있는 Student Health Center였다. 대학교에 학생들은 모두 의무적으로 학교가 제안하는 항목에 맞추어 학생 보험을 가입해야 하는데, 학교병원의 진료비는 대부분 이 보험으로 커버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병원비가 그리 부담스러운 편은 아니다.(10-50불 선) 하지만, 학교병원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질병을 다루고, 의약품들 또한 가장 기본적인 것들로만 구비해 놓기 때문에 증상이 심각해 보이면 개인병원을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나 또한 개인병원을 찾을 것을 권위 받았고 그렇게 두번째로 지역 개인병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다시 한번 증상을 설명하니 약을 좀 처방해주고 몇일 경과를 지켜보자고 한다. 그렇게 처방전을 받아 약국을 찾으면 약국에서는 약값을 지불해야 하지만 이때도 역시 병원비는 청구 되지 않는다.

약을 처방 받아 며칠을 먹어 보았지만 소화장애는 여전했고 구토증상 또한 그대로였다. 다시 찾은 개인병원에서는 대학병원을 방문하여 여러가지 검사를 할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난 최종적으로 지역에서 가장 큰 대학병원에 갔다. 그 곳에서 검사들을 진행하기 전, 나는 어렴풋이 들었던 어마무시한 미국병원비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라 담당 간호사에게 문의했었다. 혹시 검사비가 얼마나 나오겠냐고. 하지만 간호사는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여기서 주의 할 점은…미국병원에선 절대로 사전에 진료비를 고지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간호사는 나에게 보험이 있냐고 물었고 보험이 있다면 얼마 나오지 않을것이라며 나를 안심 시켰다. 나는 그 간호사의 말을 철썩 같이 믿었고 그렇게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동의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기본적인 피검사부터 시작하여 끝으로 수면내시경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다행히도 얼마 후 날 괴롭히던 증상들은 깔끔히 사라졌다.

그 후로 얼마동안은 병원비의 존재를 까맣게 있고 있었다. 그렇게 한 두달쯤 지났을까? 집으로 한통의 고지서가 날라왔다. 그 고지서에는 8000불이 적혀있었다. 아직도 그순간을 잊지 못한다. 몇 개 되지도 않는 0을 혹시나 잘못봤을까 몇번이고 다시 세어보고 세어봤지만 확실히 8000불이 맞았다. 인터넷을 찾아보고 International Office를 찾아 조언을 구해보고, 알음알음 물어 보험에 Claim도 걸고 해서 Waiver가 되었지만, 그래도 병원비는 여전히 4000불에 육박했다. 참고로 한국에서 수면 내시경 비용은 대략 10만원 선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미국 보험 시스템에 대해 많이 배울수 있었고, 유학생 보험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병원비를 웬만하면 깎을 수 있으며(실제로도 나도 어느정도 할인을 받았다), 어마어마한 금액 때문인지 Social Security Number없이도 Monthly Payment 도 가능하다.

혹시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변호사를 구해 병원비를 협상 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병원비를 협상해주는 전문 변호사들이 많다.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다치거나 아프지 않다면 가장 좋겠지만 부득이 하게 병원을 갈 경우를 대비하여 보험은 신중하게, 병원비의 몇 퍼센트까지 커버가 되는지, 본인이 병원비를 먼저 지불하고 나중에 File a claim을 통해 돌려 받는 시스템인지 아니면 자동적으로 커버가 된 후에 차액만 지불하면 되는 시스템인지를 잘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디어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써 좀 더 나은 언론인이 되기 위한 소양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미주중앙일보 College Inside 기자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기자단 활동기간 내에 졸업을 하는 저는, 졸업한 유학생으로써 OPT 관련소식이나 미국 내 취업, 한국 취업등과 같은 정보들을 전달하려 합니다. 저의 글들이 오늘 제가 기자단 지원을 하기까지 이끌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 또한 이끌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