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체능으로 진로를 정하고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예체능 진로 집중과정을 개설한 학교가 증가하고 있으며 예전보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광역시 교육청의 조사에 따르면 예술위탁학교의 입시 결과, 예술 분야 합격률이 평균 65.5%로, 일반계열 평균 합격률 56.7% 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내 입시 뿐만 아니라 유학생 중에서도 자신의 개성과 끼를 표출할 수 있는 예술 쪽으로 진학을 목표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세계 3대 패션스쿨인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4년 전액장학금으로 입학하는 패션디자인학과 유학생 손채이(19세) 양을 만나보았다.
Q1: 미술 공부를 시작한 기간은?
이제 1년 반에서 2년 정도 되었습니다.
Q2: 장래희망을 패션 분야로 갖게 된 계기는?
미술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쌓아 나가다보니 이 것이 패션 분야에도 꼭 필수적이라는 걸 깨닫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패션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진로도 그렇게 정해진 것 같아요.
Q3: 패션학과에 대해 조금 말씀해주신다면?
패션하면 다들 상상하듯이 멋진 사람들이 멋진 곳에서 예쁜 옷을 만들어낼거라는 이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옷을 만들어보니 그냥 먼지 밭에서 일하는 줄 알았네요. (웃음)
Q4: 디자인 스쿨 입시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전공 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포트폴리오는 기본적으로 15개 정도 준비해야 했어요.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데만 보통 1년 이상 걸린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학원에서 매일 7시간씩 투자하며 급하게 3달 만에 완성할 수 있었어요.
자기만의 개성이 들어있는 작품들을 준비하고 daily drawing이라고 매일 그 날의 감정이나 있었던 일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그림 일기를 그렸어요. 그리고 다니던 미술학원에서는 동료들과 critique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다른 동료 입시생들과 함께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고 평가하면서 의미 있는 피드백을 주고 받는 시간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 파슨스 대학교에 지원할 때는 포트폴리오 말고도 추가로 파슨스 challenge를 준비했습니다. 생활 속의 아이템 하나를 정하고서 세 가지 관점으로 작품을 만든 후에 작품에 대한 설명을 250자로 써서 제출했었지요.
Q5: 굳이 미국에 있는 디자인 스쿨을 목표하신 이유는?
원래는 한국에서 미술로 제일 알아주는 홍익대학교에 가고 싶었는데, 국내 입시 미술이 너무 힘들었어요. 한국에서는 정물을 딱 놓고 그리라고 하면서 정답이 정해진 미술을 시킨다고 할까요.
하지만 미국에서 미술했을 때는 틀에 박히지 않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미술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히려 다 똑같이 그리면 싫어하시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보고 미술을 제대로 배우려면 아무래도 미국 유학을 가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어요.
Q6: 미국 디자인 스쿨 준비에서 가장 좋았던 점?
저는 내신이 별로 안 높은 편이었어요. 미국 디자인 스쿨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내신, 에세이 등의 비중이 다른 일반 입시보다 덜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대신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었어요. 그래도 SAT나 다른 personal statement 같은 요소에는 신경을 조금 덜 써도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Q7: 미술을 하면서 느낀 점은?
“뭔가 특별한 재능이 없는 이상, 공부만큼 어려운게 미술이다.”
Q8: 가을 입학 전 현재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현재 옷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우는 중이에요. 그리고 일러스트 공부도하면서 제 개성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Q9: 앞으로의 대학 생활 중 제일 기대되는 것은?
일단 2-4학년 때는 아마 무척 바쁠 것 같아요. 그래서 1학년 때는 많이 놀아두고 싶어요. (웃음) 특히 뉴욕 생활이 기대되요.
파슨스 디자인 스쿨 옆에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라는 미대가 있어요. 한국에서의 연고전하는 것처럼 여기 둘도 서로 옷을 만들어서 경쟁하는 대회를 개최한다고 해요. 만약 여기서 우승하면 장학금 혜택도 준다고 하더라구요. 2학년부터 참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에는 선배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싶어요. 내년에 도전해봐야죠.
Q10: 추구하는 그림 스타일은?
저는 추상적이고 초현실주의를 좋아해요.
Q11: 존경하는 미술가는?
에스파냐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를 좋아해요. 처음 미술을 접했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이 살바도르 달리의 16분짜리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였기 때문이에요. 달리가 꿈을 꿨던 내용을 표현한 초현실주의 영화지요.
Q12: 미술을 할 때 영감은 주로 어떻게 받는가?
저도 꿈을 자주 꾸는 편이에요. 달리가 그랬던 것 처럼 저도 매일 꾸는 꿈들을 통해 영감을 받고 제 작품에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가장 기억나는 꿈이 영화 ‘설국열차’ 같은 분위기였어요. 제 꿈 속 열차에서는 천식이 있는 사람들과 천식이 없는 사람들로 칸을 나누어 놓았죠. 천식이 있는 사람들은 기차 밖으로 내쫓기고 있었구요. 저는 이 꿈이 너무 생생하게 남아 그림으로도 표현해 봤습니다. 이렇게 꿈을 통해 영감을 받은 현실적인 판타지 테마가 좋아요.
Q13: 본인이 만든 것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촛농으로 그린 그림도 있었고, 쓰레기를 주워서 기타를 만든 것도 기억납니다. 가장 애착가는 작품은 고무판을 파서 잉크로 제작한 판화입니다.
Q14: 추구하는 인생관은 무엇인가?
YOLO!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즐기면서 살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Q15: 앞으로의 꿈은?
일단 졸업까지 장학금을 유지하면서 다니고 싶어요. 졸업 후에는 한국에서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미국 패션 업종에 취직하고 싶어요.
Q16: 감사한 분들에게 한 마디
일단 하나님한테 감사하고, 저의 영원한 뮤즈인 엄마와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아빠, 그리고 동생 태이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또 이번 가을부터 함께 파슨스를 다닐 제 소울메이트이자 룸메이트, 친구 혜인이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Q17: 현재 미술 공부를 하거나 미대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는?
미술이 실기 위주이기는 하나, 미술 관련 책을 많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일러스트 모음집이랑 fine art 관련 책들을 추천합니다. 책들을 읽어보면서 열린 사고를 갖고, 자기만의 개성을 찾아가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패션에 관심이 갖는 유학생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대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작성: 박지윤, 편집: CalFocus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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