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내에서 논쟁거리가 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탈세 의혹과 관련된 사건이나, 1월 6일에 일어난 국회 의사당 점거 사건 등이나 마이애미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등이 있지만, 그중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은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역사를 인종 차별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교육하는 비판적 인종 이론은 미국 내 여러 주에서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시할 정도로 뜨거운 논란 가운데 있다. 비판적 인종 이론을 반대하면 인종 차별이며 또 반대로 비판적 인종 이론과 같은 갈등을 만들어내는 교육으로 미국이 와해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등장했다. 그렇기에 이 이론이 무엇이며, 왜 지금 논란이 되고, 이론을 옹호하는 의견과 그 반대의 의견을 간단하게 알아보자.
출처:unsplash.com
-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이란?
쉽게 설명하자면, 비판적 인종 이론은 미국의 역사를 전통적으로 보던 일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인종차별을 렌즈로 사용하여보자는 관점이다.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의 기본적인 시스템과 같은 구조적인 면에서부터 역사적으로 인종차별이 뿌리 깊게 박혀왔고 그것을 교육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교육 기관을 넘어서 정부 산하 단체에서도 비판적 인종 이론에서 비롯된 인종 차별에 대한 교육을 시행해왔다. 이렇게 보면 최근에 주목하게 된 이론같이 들릴 수 있지만, 사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수십 년 전에 제기되고 교육되어왔던 이론이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1970년대 미국 법학 대학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민권운동(Civil Rights movement)으로 인해 민권(Civil Rights)을 보장하기 위해서 많은 법적 개혁이 필요했다. 하지만 비판적 인종 이론가들은 실제론 법적 개혁안에서 인종 차별에 대한 개혁은 많은 부분 제외되는 것의 시발점을 인종 차별 자체가 여러 면에서 제도화되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한 특정 법안 개혁이 수십 년간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조차 제외되어온 흑인 시민들의 경제적인 인종 차별을 되돌릴 순 없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비판적 인종 이론가들은 비판적 인종 이론이 교육에서 필수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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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itical Race Theory – 왜 지금 이렇게 논란인가?
그렇다면 이 이론이 수십 년간 미국 내에서 교육되어오다 지금 논란이 되는 것일까.
필자는 2020년도에 일어난 많은 인종 차별 반대 운동에 관한 Fox News에 보도와 그 이후에 당시 미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의 행정명령(Executive Order)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2020년 여름에 미국에선 어느 때보다 인종에 관한 운동이 많았다. 그중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사망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미국 여러 주에서 인종 차별 반대 운동을 벌였다. 많은 뉴스 매체에서 이를 보도했지만, 우파 친향적인 성격을 띤 Fox 뉴스에선 이 인종 차별 운동을 미국에서 갈등을 조장하는 운동으로 보도하며 비판적 인종 이론을 그 교육적인 기원이라고 소개했다. 그 이후 2020년 9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산하 기관에서 미국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며 특정한 선입견과 편견을 갖게 하는 다양성에 관련한 교육을 제한하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비판적 인종 이론과 같은 인종 차별과 관련된 교육 또한 포함되었다. 몇 달 뒤에 일어난 도널드 트럼프의 퇴임은 비판적 인종 이론에 대한 정치적인 공격들을 잠재웠다기보단 오히려 증폭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여러 주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과 관련된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들을 통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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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인종 이론을 옹호하는 부류는 주 자체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것이 교육 자체의 다양성이라는 문을 닫고 미국의 역사를 제한된 시각으로만 보게 한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으로 가르쳤던 미국 역사를 보는 일반적 방식에서 벗어나, 인종 차별이 미국 경제, 문화, 제도적인 면에서 역사적으로 가르치며 다시 발생하지 않을 필요성을 교육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비판하는 입장은 오히려 비판적 인종 이론이 인종 차별적인 교육이라고 주장한다. 비판적 인종 이론이 미국의 역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며 특정 인종에게 자신이 하지도 않은 행동에 관해 죄책감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비판적 인종 이론을 강하게 비판하며 제한하는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 중, 유타주 하원의원인 버지스 오웬스(Burgess Owens)는 비판적 인종 이론을 민권(Civil Rights)을 약화하며 인종 차별주의적인 사고를 주입한다고 소개했다. 미주리(Missouri), 아이다호(Idaho), 테네시(Tennessee)주를 포함하여, 여러 보수적인 성향을 띄는 주에서는 이미 미국을 인종차별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이나 백인들에 의한 지난 행태들에 관해 특정 학생들에게 죄책감을 부여하는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엔 정확히 “비판적 인종 이론”이라고 명시한 법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