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도 초부터 코로나19바이러스는 우리 생활에 실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고 우리의 문화생활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이름하여 언택트 문화가 우리의 삶에 크게 자리 잡았다. 언택트(Untact)란, 접촉(Contact)이라는 단어 앞에 “un”이 붙게 되면서 “접촉하지 않는”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신조어다. 우리가 이제껏 대면으로 접해오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비롯하여 모든 여가 활동들은 현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며 비대면으로 전환되기도 하고 언택트의 흐름을 타며 변모하기도 했다. 특히 공연이나 전시, 강연, 행사, 영화 등 오프라인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거점이 최근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량 옮겨오면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은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에 늘 관심을 가졌었기에 새롭게 도래한 언택트 기반의 미디어가 제시하는 키워드와 그 영향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OTT (Over The Top)
OTT는 Over The Top의 줄임말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교육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그저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범용 인터넷을 기반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터넷의 발달과 보급이 어떻게 TV 서비스 시장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케이스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넷플릭스가 있다. 넷플릭스의 2020년 4월의 월 결제금액은 코로나 사태를 직면하기 직전인 2020년 2월 대비 108%가 증가한 439억을 기록하였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하여 주로 집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된 이 시점, OTT는 미디어 시장에서 주류를 꿰차며 영상 콘텐츠 주요 소비채널로 자리 잡았다. OTT 서비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방송사 콘텐츠, 사용자 생산 콘텐츠로 구분될 수 있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예로는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플러스 등이 있으며 방송사 콘텐츠 서비스로는 TVING, SKT 웨이브, KT 시즌 등이 있다. 사용자 생산 콘텐츠 서비스의 예로는 유튜브, V LIVE, 틱톡 등이 있다.
숏폼 (Short-form) 콘텐츠
숏폼 콘텐츠는 콘텐츠 양이 방대해지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근래 소개된 또 다른 종류의 콘텐츠이다. 간결한 형태의 영상을 통해 사용자들은 시간 부담 없이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모바일 기기가 조금 더 익숙한 어린 연령층이 간결한 영상을 선호하게 되면서 숏폼 콘텐츠는 하나의 트렌드로 부상하였다. 우리가 잘 아는 예시로는 틱톡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 새로이 소개된 숏폼 콘텐츠로는 인스타그램에서 개발한 “릴스”라는 기능이 있다. 사용자들은 15초에서 1분가량의 영상만 직접 제작하여 편집한 다음 자유롭게 업로드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동영상 콘텐츠 제작의 진입장벽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유하고 재생산하는 문화를 더 활발히 하였다. 특히나 코로나 사태 이후 사람들이 디지털 콘텐츠와 더 친숙해지며 더 많은 숏폼 플랫폼 사용자가 유입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흐름을 IT 및 미디어 업계에서 읽게 되면서 유튜브,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른 OTT 플랫폼들 또한 숏폼 콘텐츠에 도전장을 차례차례 내밀고 있다.
언택트 콘서트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대형 인원의 집합이 불가해지며 각종 공연과 콘서트는 먼 세상 얘기가 되었다. 오로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경험이나 직접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많이들 탄식을 내뱉기도 하였다. 하지만 오프라인 콘텐츠를 동영상 플랫폼으로 소비하는 시도는 최근 들어서 꽤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하여 콘서트를 안방으로 옮겨올 수 있는 최신 기술과 콘서트를 향한 끊임없는 수요,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는 현대인들의 능력 향상이 불러온 결과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현장감을 구현할 수 있는 화질과 카메라 워크, 고품질 음원의 녹화와 송출이 가능해졌다. 또한 통신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라이브 영상 스트리밍이 더 원활해졌다. 하여 온라인 콘서트는 단순히 라이브 공연의 대체 방안이기보다 미래 콘서트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 또한 존재한다. 안방 1열에서 관람하는 콘서트의 성공적인 예시로는 2020년 4월에 진행되었던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이 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콘서트를 생중계를 하며 전 세계 각국의 팬들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콘서트 첫날의 동시 접속자 수는 220만 명까지 급등하였다고 한다. 새로운 AR 기술 또한 이 콘서트에 도입되었다. 자체 개발 커뮤니티 플랫폼과 방탄소년단의 응원봉을 블루투스로 연동해 팬들로 하여금 마치 현장에서 가수를 응원하는 것만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하였다. K 팝 콘서트뿐만 아니라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들 또한 디지털화되기 시작했다. 라이브 공연만이 줄 수 있는 전율과 생생함을 예전처럼 즐길 수 없다는 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지속적인 기술의 발전과 미디어의 활용 능력으로 이러한 혁신과 도약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만하다.
미디어 리터러시 (Media Literacy)
하지만 이런 디지털 세대로의 전환에서 꼭 유의되어야 하는 점은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가 꼭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즉,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접근, 분석, 평가, 토론, 비평, 의사소통, 사용 할 수 있는 능력과 그 관습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단순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특정 플랫폼을 잘 사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터넷을 통해 조금 더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능력에 대한 요구도가 최근 더 높아졌다. 코로나19사태를 직면하며 미디어 시장은 과부하에 달했다고 얘기할 만큼 온라인 콘텐츠가 곧 커뮤니케이션의 주가 되고 있다. 그렇기에 디지털 리터러시를 가진다는 것은 미디어를 보다 신중하고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능력을 기른다는 뜻이고,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다양하게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여러 미디어 매체를 통해 주체적인 창작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것은 언택트 시대에 꽤나 필요해 보이는 능력 중 하나이다.
<참고자료>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039
http://www.banronbod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050
https://www.ilyoweekly.co.kr/news/newsview.php?ncode=1065583322159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