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의 중심지라 불리던 뉴욕은 가고, 만연한 증오범죄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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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오전 11:40경, 거리를 걷던 65세의 한 필리핀 여성이 맨해튼 미드타운 한복판인 43번가 건물 앞에서 한 흑인 남성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흑인 남성은 도로를 걷던 여성에게 달려들어 복부를 걷어차 땅에 쓰러트린 다음 복부와 머리를 지속적으로 걷어차며 “당신은 이곳에 있을 수 없어!”라며 소리쳤다. 미국 경찰과 시민들은 이 폭행 사건을 명백한 아시안 혐오 범죄로 보고 있다. 이 폭행 사건이 일어났던 43번가 한 건물의 감시카메라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되자 수많은 사람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영상에 따르면 필리핀 여성이 흑인 남성에게 건물 앞에서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당할 동안 이것을 바로 앞에서 목격하고 있던 한 고급 아파트의 관리인들은 개입하지 않고 오히려 출입문을 닫으며 방관으로 일관했다. 방관했던 이 직원들에게는 정직 처분이 내려졌고 피해자 여성은 심각한 부상으로 인해 근처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뉴욕시 경찰은 가해자인 38세 브랜드 엘리엇(Brandon Elliot)을 중범죄로 기소했다. 엘리엇은 2002년도에 친모 살해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2019년도에 가석방된 전과자 신분으로 밝혀졌다.

쨍쨍한 대낮에 뉴욕 번화가에서 일어난 이 폭행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비디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자 사람들은 가해자가 행했던 흉악한 폭행과 그걸 목도하고서도 침묵으로 대응한 아파트 관리인들을 향해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 관리 업체는 범죄를 방관했다는 명분 하에 그 관리인들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며 성명을 밝혔다: “우리 Brodsky Organization은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대한 모든 형태의 인종 차별별, 외국인 혐오증 및 폭력을 전적으로 비난한다.”

빌 드 블라시오(Bill de Blasio) 뉴욕 시장은 화요일 아침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너무나 충격적이고 역겹다”라는 말을 남기며 아무도 이 사건을 제지하려 개입하지 않은 것은 “절대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블라시오 시장은 “당신이 누구든, 뭘 하든 상관없이 동료 뉴요커가 위험에 처했다면, 무조건 도와야 한다”라고 공식 입장을 마저 전했다.

더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 또한 증오 범죄 관련 데이터를 더 게시하는 것을 포함하여 동양인을 향한 차별적인 편견을 제한하기 위한 몇 가지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메릭 갈런드(Merrick B. Garland)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가 더더욱 증오 범죄 기소를 우선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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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 1년간 미국 전국적으로 아시아 증오 범죄가 급증함으로써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수많은 아시안들은 고통을 호소해왔다. 최근 3월, 국제적으로도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애틀란타 주에서 발생한 아시안 마사지숍 총기난사 사건을 기점으로 아시안을 향한 차별이 조금 더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러한 악의적 살인과 가중폭행 사건이 일어나자, 그제서야 아시안을 향한 차별이나 혐오 범죄가 미국 언론에서 다뤄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많은 시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 16개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향한 혐오 범죄는 2019년도 대비 149% 증가했다. 또한 경찰에 따르면, 2021년 들어 지난 3월 28일경까지 뉴욕에서 발생한 아시안들을 향한 증오범죄는 총 33건으로, 작년에 비해 3배나 늘어난 수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