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뉴욕대학교 홈페이지
필자는 뉴욕대(New York University)에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Media, Culture, and Communication)과 저널리즘을 복수 전공하는 학생이다. 두 전공에 큰 애착이 있는지라 공부하는 과정에서도 늘 많은 궁금증을 던지면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저널리즘은 꽤 직관적인 이름만큼 어떤 공부를 하고 졸업생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진로를 정하는지 예상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필자 주변에서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면 정확히 무엇을 공부하고 어떠한 학문을 다루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는 정확히 어떠한 학문이며 무엇을 중점적으로 배울까?
뉴욕대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
뉴욕대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Media, Culture, and Communication)를 줄여서 MCC라고 부른다. 이 학과와 관련된 특이점을 한 가지 이야기하자면, MCC는 인문대학(College of Art and Science)에 속해있지 않고 뉴욕대 스타인하트 문화대학(NYU Steinhardt School of Culture, Education, and Human Development)에 속해있다. 뉴욕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는 학생들로 하여금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 학생들은 단순히 언론과 미디어를 공부하기보다는 문화적, 사회적, 세계적 맥락에서 미디어 및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탐구한다. 비단 서양의 시각에서 미디어의 발달과 사용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남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까지 어우르며 전 세계의 미디어 주제를 다루고 있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가 다루는 주제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에서는 중점적으로 다루는 몇 가지 연구 주제들이 있다. 첫 번째로는, 미디어와 정보의 세계적인 유통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을 탐구한다. 그 문제에는 시민권과 민족주체성, 이민과 디아스포라, 소수 민족과 인종 문제, 인권 및 사회운동, 신자유주의와 정치적 경제적 불평등, 전쟁 및 지정학, 국제 언론 조약 및 정책 입안 등이 있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의 교수진들은 학생들에게 위와 같은 사회 문제들을 현대인들의 미디어 사용 및 유통과 접목해 생각하도록 장려한다.
그뿐만 아니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에서는 미디어 기술, 그의 발달과 역사 또한 중요하게 다룬다. 특히 어떻게 시각 및 음향 미디어가 정치와 권력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다뤄지는지를 탐구한다. 학생들은 시각 문화에서 이미지 미디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배우게 되며 동시에 뉴스, 예술, 광고, 과학, 패션, 텔레비전, 영화, 디지털 이미지, 건축 미디어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음향 미디어의 소비와 생산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그것들이 우리 삶에 미치는지 또한 배운다.
학생들은 정보 및 통신 기술과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정치적, 윤리적 영향 또한 공부한다. 정보 및 통신 기술 시스템이나 형식의 역사가 현대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에 핵심인 부분인 만큼 근현대 미디어의 역사를 다루는 수업들이 많다.
필자가 MCC라는 전공을 선택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이것이었다. 본 학과는 미디어 사용이 어떻게 여론, 사회 운동,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중점을 둔다. 그의 일환으로 학생들은 미디어와 정보산업의 사회, 정치, 경제 및 역사적 역학을 자세히 연구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미디어 조작, 선전, 정치 캠페인, 공공 정책, 미디어 검열, 미디어 행동주의, 플랫폼 자본주의, 저널리즘, 소셜미디어, 마케팅 광고,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문화 산업의 관행 등의 주제들을 학습할 수 있게 된다.
어떠한 수업들이 있을까?
필자는 수강 신청을 할 때마다 항상 “이런 수업도 있다고?”라는 질문을 남발한다. 그 정도로 뉴욕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는 “다양성”을 내세우며 독창적인 동시에 실용적인 주제들을 다루는 수업을 제공한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수업들을 몇 가지 설명해보려 한다.
“필름; 역사와 형식 (Film: History and Form)”이라는 수업은 영화를 정보의 매개체, 문화의 창조자, 미적 표현의 한 형태로 바라보며 영화 산업과 영화의 역사적 발전을 공부한다. 학생들은 영화를 주기적으로 관람하게 되며 수업 시간에는 그에 관해 토론 또는 분석을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하거나 팀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형식의 과제가 대부분이다.
“디스토피아에 대해 저항 (Resisting Dystopia)”이라는 수업 또한 굉장히 참신한 주제를 연구한다. 학생들은 문학, 영화 및 학술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에 실존하는 디스토피아적 요소들을 탐구한다. 그에 대한 예시로는 세계적 유행병, 극단주의와 권위주의의 부상, 경제 폐쇄, 언론 장악, 정부의 부패 등이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작품들과 학술 자료들을 접하며 디스토피아에 저항하기 위한 전략을 조사하고 이 과정에서 사회 활동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비디오 프로젝트를 만든다.
“소셜 미디어 실습 (Social Media Practicum)”은 워크숍 기반 수업이다. 학생들은 현대사회에서의 소셜미디어에 관해 토론하고 자신의 경험과 관찰을 공유하며 더 나아가 독창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담화 분석, 가상 민족 지학, 인터뷰 등의 방법을 통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끝으로는 긴 형식의 분석 논문을 작성한다.
“정신분석: 욕망과 문화 (Psychoanalysis: Desire and Culture)”이라는 수업 또한 필자가 매우 큰 흥미를 느끼며 임했던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는 현대 미디어와 문화에서 욕망이라는 주제가 어떻게 다뤄지는지 관찰한다. 학생들은 프로이트를 포함해 많은 심리학자의 정신분석 자료들을 읽는다. 그리고 그 심리학적 연구가 현대인들이 미디어와 기술을 대하는 태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자세히 배운다.
“명성 (Fame)” 이라는 수업에서는 명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얻는지,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학생들로 하여금 질문하게 한다. 많은 자료들을 통해 명성에 대한 인간의 욕구와 미디어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역사, 민족 지학, 이론, 문학, 철학 및 현대 미디어에 대한 학술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명성에 대한 윤리적, 실용적, 이상적 측면을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