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2월, 영국 미디어 전문지인 프레스가제트(PressGazette)는 세계 언론사 디지털 구독자 순위를 공개하였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24개의 영어 뉴스 언론사의 총 구독자 수는 2천68만 명에 달하고 연간 구독료는 56억7천400만 달러에 이른다. 이 언론사들은 2천만 개 이상의 온라인 구독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증가한 수치이다. 미디어의 영향력과 디지털 구독자 수가 무조건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디어를 디지털로 쉽게 접하고 있는 현세대인 만큼 어떠한 언론사가 전 세계인들의 일상 곳곳에 자리해있는지 탐구해볼 만은 하다. 필자는 순위 정리표 상위 10군데 중 다섯 개의 언론사를 선택하여 간단히 소개해보려 한다.
1. 뉴욕 타임스 (The New York Times) : 610만 명
뉴욕 타임스는 세계 최대 언론사임과 동시에 미국을 대표하는 종합 일간지이기도 하다. 1851년도 뉴욕시에서 헨리 레어먼드와 조지 존즈에 의해 창간된 일간 신문으로 미국 내에서는 흔히 줄여서 “The Times”라고 불린다. 근현대 언론의 역사에서 뉴욕 타임스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고 도입될 때마다 이에 걸맞은 적합한 뉴스 정보 제공 방식을 들여왔다는 점에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뒤처지지 않고 뉴욕 타임스는 항상 대중에게 편리성과 적합성, 필요성과 창의성, 그리고 보도 가치성까지 전부 염두에 두고 다가갔다. 뉴욕 타임스의 모토는 “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인쇄에 맞는 모든 소식은 모두 게재한다)이다. 더 재밌는 사실을 언급하자면, 최근에는 온라인 저널리즘의 선두주자로서 뉴스 웹사이트도 본격 활성화시키며 “All the News That’s Fit to Click”라는 슬로건까지 함께 내세웠다.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뉴욕 타임스의 디지털과 지면 신문 구독수는 한때 타임스의 최전성기 오프라인 신문 구독보다 약 4배 정도 높은 구독 수를 기록했다. 세계 여론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으로 상시 언급이 되며 외신들 또한 뉴욕 타임스의 기사나 칼럼을 많이 인용할 정도로 뉴욕타임즈는 현세대 대중문화예술 평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뉴욕 타임스는 총 108회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기업 목표를 고품질 뉴스와 정보를 창출, 수집, 유통으로 두고 있는 만큼 신뢰도 있는 언론 매체로서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현재 뉴욕타임즈 본사는 뉴욕시 맨해튼 43번대로 229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드타운의 타임스스퀘어라는 랜드마크의 이름 또한 뉴욕타임즈에서 유래한다. 압도적인 온라인 구독자 수를 자랑하는 만큼 최근 들어 뉴욕타임즈는 인터넷 기사를 먼저 게재하고 조회수나 댓글 수가 많은 순으로 다음날 지면 신문에 뉴스로 발행한다.
2. 워싱턴 포스트 (The Washington Post) : 300만 명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발간되는 신문으로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신문은 미국 내에서 Post라는 줄임말로도 불리며 1877년에 창간된 미국의 가장 오래된 일간 신문이다. 미국 정치에 관한 기사들이 주로 많이 게재되고 있지만 정치 뉴스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 예술, 시사, 국제사회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닉슨 대통령 사임하게 한 워터게이트사건 보도로 인해 1973년도에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언론매체로서의 두각을 뚜렷히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2013년 경영난에 큰 어려움을 겪다가 그해 8월에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저스에 의해 매각되었다. 베이 조스의 인수 이후 더 포스트는 색다른 변화를 거듭하며 하나의 디지털 미디어 기업으로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나갔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을 소유한 워싱턴 포스트 컴퍼니는 현재 신문뿐만 아니라 교육 및 방송, 인터넷과 케이블 TV 등 다양한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 부문으로 핵심을 돌려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58%는 교육 사업이 책임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교육 서비스 영리 기업인 캐플런(Kaplan) 또한 워싱턴 포스트 컴퍼니 소유이다.
3. 월스트리트 저널 (The Wall Street Journal)
더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뉴욕의 다우 존스 & 컴퍼니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며 경제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미국의 종합 일간지이다. 미국 내에서는 줄여서 흔히 WSJ라고 불린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간지이고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와 함께 미국의 3대 신문이다. 미국판 월스트리트 저널은 주 6회를 발행하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판 신문은 주 5회 발행하고 있다. WSJ는 경제에 중점을 둔 신문답게 경제적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성향을 띠고 있으며 정치색은 다른 신문들에 비해 노골적이지 않은 편이다. 특히나 정치나 사회면에서는 편파적인 기사들은 보기 드물다. News Corp 그룹 소속인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1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과 2020년 대통령 선거 등을 심도 있게 다루며 약 50만 명의 신규 구독자들을 유입했다.
4. 개닛 (Gannet) : 100만 명
미국의 종합 일간지인 USA Today와 USA Weekend 등을 발간하는 개닛은 신문, 방송등 종합미디어 기업이다. 개닛의 본사는 버지니아주에 위치하고 있지만 미국 전역의 수많은 지방신문사들 또한 자사 소유이기 때문에 미국 전역으로의 신문 인쇄와 유통에 적극 참여한다. USA Today 등을 비롯하여 101개의 신문사와 22개의 방송국, 130개의 인터넷 웹사이트 등 또한 개닛의 소유이다. 개닛이 소유한 신문 중 가장 대표적인 종합일간지는 USA Today이며 현재 미국 종합일간지 중 유일하게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두지 않고 미국 전역으로 발간이 되고 있다.
1980년도 미국의 미디어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함과 동시에 다양한 주제의 뉴스, 다채로운 그래픽과 이미지, 주목을 끌만한 엔터테인먼트 보도 등을 통해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USA Today의 기사들은 대중들의 접근성이 쉽다는 평을 받는데 그 이유는 가독성을 고려한 문단의 배치에 있다. 3개가량의 짧은 문장들로 한 문단을 구성하는 편집은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을 고려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다른 주요 일간지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에 비해 기사 내에 쓰이는 문장이나 단어들의 난이도가 낮다는 비판을 종종 듣기도 하며 편리성에도 불구 영양가 없는 기사들이 많다는 조롱을 당하기도 한다.
5. 파이낸셜 타임스 (The Financial Times) : 94.5만 명
위에 언급된 네 곳의 미국 언론사와 달리 파이낸셜 타임스는 영국의 국제 경제 신문이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본사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 타임스는 매일 출판되고 있으며 영국뿐만이 아니라 미국, 아시아 대륙, 유럽 대륙 등에서도 현지 영문판을 발간한다. 다른 대표적인 경제 일간지인 월스트리트 저널이나 이코노미스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난이도가 높은 기사들이 많다는 평을 받는다. 금융 업계를 설명하는 신문인 만큼 경제 자유주의에 관해 꽤나 긍정적인 태도를 내비치고 있으며 주요 구독자들 중 금융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금융 기관의 결정권자들이 많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2020년 12월, 영국의 British Journalism Award에서 올해의 뉴스 제공업체로 선정되며 그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참고자료
https://www.pressgazette.co.uk/news-publishers-surpassed-100000-digital-subscriptions/